모악호수집
완만한 모악산 능선이 물가로 스며드는 지점, 구이저수지의 은빛 수면이 하루 내내 시시각각 표정을 바꾸는 풍경 속에 ‘모악호수집’이 자리한다. 대지는 두 면이 도로에 접한 코너 필지로, 남쪽엔 저수지를 관통하는 시선이, 북쪽엔 산자락이 겹겹으로 포개지는 전망이 열려 있다. 게다가 경관녹지가 떡하니 붙어 있어 실제 면적(147 평)보다 훨씬 여유로운 공간감을 준다.
| 설계 | 모프 건축사사무소 |
|---|---|
| 시공 | 디콤건설 |
| 인테리어 | 모프 건축사사무소 |
| 사진 | 노경 |
| 설계 기간 | 7개월 |
| 시공 기간 | 12개월 |
| 대지면적 | 487.00㎡ (147.35평) |
|---|---|
| 건축면적 | 182.60㎡ (55.25평) |
| 연면적 | 253.51㎡ (76.70평) |
| 층수 | 지상 2층 |
| 가구수 | 1가구 |
| 준공년도 | 2018년 |
집은 은퇴를 준비하던 건축주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풍경”이라며 매입한 땅 위에 놓였다. 그래서 설계의 출발점 역시 ‘조망’이었다. 본채와 별채를 ㄱ자로 꺾어 놓고 두 매스가 감싸 안은 앞마당을 액자 삼아, 남동쪽 호수와 남쪽 도로 방향으로 동시에 열리는 시야를 확보했다.
배치와 동선 — 풍경으로 이어지는 한 줄기
서측 도로에서 진입해 현관에 들어서면, 시선을 가로막는 요소 없이 곧장 마당과 호수로 이어지는 복도창이 펼쳐진다. 복도 끝 거실에서는 호수 방향 동측 창과 남향 채광창이 교차해 하루 종일 빛의 각도가 변한다. 2 층 안방 역시 같은 남동향 축선 위에 놓여, 계절마다 다른 수면의 색을 담아낸다.
별채(16 평)는 따님이 사용하는 독립 공간이다. 현관부터 생활 동선이 분리돼 사생활을 지키면서도, ㄱ자 배치 덕에 거실과 별채 사이에 놓인 앞마당 너머로 가족의 움직임이 자연스레 교차한다.
실내 66 평 + 외부 지붕 아래 10 평
건축주는 “실내 면적 66 평만으로는 바깥 풍경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는 설계자의 제안에 동의해, 연면적에 포함되는 지붕 아래 외부 공간(10 평)을 덧붙였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자연을 끊임없이 체험할 수 있는 ‘밖 같은 안’이다. 단독주택 설계에서 자주 간과되는 영역이지만, 실제 생활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세 개의 매스, 세 번 꺾인 박공지붕
허가 조건(경사지붕)을 수용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찾기 위해 건물 규모를 세 매스로 쪼개고, 각각에 크기를 달리한 박공지붕을 얹었다. 멀리서 보면 산등성이 위로 이어지는 작은 지붕 세 채가 수평선을 따라 잔잔하게 흐른다. 낮은 별채 지붕은 길이를 마당 끝 장독대까지 연장해 외부 창고를 품고, 마당 전체에 아늑한 그늘을 드리운다.
벽돌 두 가지 색, 시간의 그라데이션
외장재는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고 관리가 쉬운 벽돌을 택했다.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깊이를 주기 위해, 외곽 박공지붕 쪽은 적벽돌, 마당과 맞닿은 거실·안방 볼륨은 짙은 전벽돌로 마감했다. 색상 대비가 매스 분할감을 강조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하루의 빛을 다른 농도로 머금으며 시간이 지나도 깊어지는 표정을 만들어 낸다.
마당 — 두 풍경이 만나는 완충지대
앞마당은 본채·별채·산·호수를 한눈에 묶어주는 완충지대다. 산등성이를 따라 부는 서풍은 ㄱ자 매스에 부딪혀 완만해지고, 호수 쪽에서 일렁이는 물안개는 장독대 옆 낮은 지붕에 걸려 잠시 머문다. 계절별 외부 창고에 보관할 잔디깎기나 장작도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생활 풍경의 일부가 된다.
모악호수집은 규모를 나누고 지붕을 겹쳐 배치한 단순한 원칙만으로, 산과 물이 뿜어내는 거대한 풍경을 조용히 실내로 끌어들인다. 과하지 않은 디테일과 두 가지 색 벽돌만으로 완성된 외관처럼, 이 집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담백하다. “조망”이라는 한마디 요구를 해석해, 가족의 삶이 계절·시간과 함께 변주될 수 있도록 짜낸 집. 그 결과, 창을 통해 들어온 빛과 바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실내를 새롭게 칠해 주는 무대가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