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원주택

넛지하우스(NUDGE HOUSE)

'죽전 단독주택 넛지하우스(NUDGE HOUSE)

 

세상에 문제점을 갖고 있지 않은 땅이 있을까? 어찌 생각해보면 건축이라는 것은 던져진 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그 형태를 얻고,  건축주의 요구를 받아서 그 내용을 채우는 것이므로, 문제점이 없는 땅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넛지하우스 역시 대지가 처한 상황이 풀어야 할 문제를 제시하고 있었다.

 

넛지하우스는 스킵플로어 구조를 활용하여 중정 공간을 확보하였으며, 벽돌 공간쌓기를 통해 채광과 이웃간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였다. 각기 다른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집. 용인시 죽전에 위치한 '넛지하우스'이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용도 단독·전원주택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설계나우랩 건축사사무소
시공건축주직영 + 리원건축
인테리어N/A
사진이남선 작가
설계 기간7개월
시공 기간8개월
대지면적166.30㎡ (50.32평)
건축면적80.43㎡ (24.34평)
연면적199.26㎡ (60.29평)
층수지상 2층, 지하 1층
가구수1가구
준공년도2020년

남측 전경 / 아파트가 막고 있는 서측 전경

대지가 처한 상황이 풀어야 할 문제 첫번째, 남측을 향해 켜켜히 들어선 택지개발지구의 특성상 앞집이 남쪽을 가려 빛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서측은 십여 층에 이르는 아파트 한 동이 마치 장벽처럼 서 있는데, 덕분에 겨울에는 1시가 조금 넘어가면 빛은 슬며시 사라지고 주변은 아파트 그림자 속으로 들어간다. 한마디로 빛이 모자른다. 

가로에서 바라본 넛지하우스

자연광이 부족하면, 인공광으로 대신하면 그만일 수도 있지만, 광질은 비교할 수 없다. 계획안의 첫걸음은 빛을 확보할 수 있는 빛우물, 중정을 만드는 것이었다. 

중정

도심에서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중정을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넛지하우스는 건축면적이 20평이 조금 넘어서 과연 중정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다행히 스킵플로어 구조를 활용해 최대한 허투루 사용되는 면적을 줄여 적당한 주방과 거실의 면적을 확보하여 그 사이에 중정을 끼워 넣었다.

이때 거실이 좁게 느껴질 수 있어, 거실 남쪽으로 전창을 두고 마루가 창밖으로 확장되어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외부에는 데크를 연속해서 두었다. 마당은 활용을 고려해 방킬라이 데크를 두어서 신발을 신지 않더라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게 하였다. 

거실

두 번째 문제는 프라이버시 문제다. 넓지 않은 대지의 형편상, 대부분 집은 대지 경계선에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바짝 붙이게 되므로 옆집 창이 우리 마당과 거실을 내려 보는 일은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웃과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빛이 필요해 열면서 동시에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닫아야 하는 이중 갈등이 아마 택지개발지구 내 많은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 예상된다. 

준공쌓기 디테일

넛지 하우스는 1층은 담장을 열되 식재를 두어 시선을 가렸다. 2층은 벽돌 준공쌓기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빛이 필요한 집의 특성상 완전히 가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 벽돌 사이사이를 비워 빛도 어느 정도 들이면서 앞집과의 스크린 역할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덕분에 밤이 되면 벽돌 사이를 통과하는 빛의 풍경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벚나무 가로수를 바라보는 북측 창호

덕분에 밤이 되면 벽돌 사이를 통과하는 빛의 풍경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대지가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북측 12미터 도로는 벚나무 가로수 길이다. 봄이 되면 길은 모두 분홍색, 흰색으로 변한다. 특히 밤이 되면 가로수 아래 하얗게 빛나는 벚꽃이 피고, 지고 나면 녹색 잎들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북측가로를 향한 후정 / 가로에서 올려다 본 후정

이 가로수 길의 풍경을 즐기기 위해 북쪽으로 조그만 후정을 두었다. 길에서 들여다보이는 문제는 20센치 큐블럭을 두어서 해결하였다.

담장이 자연스럽게 곡선을 그리면서 후정을 감싸안고 있어 좁지만,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다락방

2층

2층 복도에 천창을 두어 부족한 자연광을 확보한다.

2층 아이방 상부는 다락과 연결된 그물이 설치되었다.

욕실

스킵플로어 구조

계단으로 연결된 스킵플로어 구조는 거실, 아이방, 부모 침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준다.

스킵플로어 구조는 주방과 거실이 연결된다.

지하 현관

주방에서 바라본 중정과 거실

바닥은 자갈을 깔아 초록 나뭇잎들과 어울리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후정 뒤로 넛지하우스의 주방이 있다. 

주방

건축주와 가족들은 특별히 큼지막한 주방을 원했다. 건축주 가족들이 저녁이면 모두 식탁에 둘러앉아 외부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커다란 삼면창을 두었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그 순간만이라도 계절이 지나가는 시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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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원주택 · 3층
언제나 시작은 건축주 이야기를 들으면서부터다. 이때 어떤 방들이 필요하고, 외부는 벽돌이었으면 좋겠다는 실용적인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있고, 특별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시는 분들도 있다. 또바기집은 아이들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삼형제 이야기. 아이들 마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학교는 어떻게 다니고 있는지, 막내는 형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이들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집주인은 가족들이 지금처럼 오랫동안 행복하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짓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집 이름도 언제나, 늘 한결같다는 뜻의 ‘또바기집’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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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난 땅을 사야할지 네모난 땅을 사야할지부터 고민이던 건축주는 땅 계약 전 어떤 집이 아닌, 어떤 땅이 좋겠냐고 질문을 했다. 질문을 한 사람은 그에 대한 건축가의 답변을 아마 잊었을 것이다. 이미 마음 속으로 자문자답을 매일매일 하고 있었을테니까.
단독·전원주택 · 2층
건축주는 30대 초중반에 서울에 일자리를 가진 두 형제였다. 설계를 시작할 당시 형은 결혼한 상태였고, 동생은 미혼이었는데, 2년 뒤 입주할 때가 돼서는 형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아우 역시 아이를 가져 카사브로는 7식구 대가족이 사는 집이 되었다. 처음 설계 미팅을 했던 날 30대 중후반이면 아무래도 직장에서 한창 일을 할 나이라 출퇴근이 쉽지 않을 텐데 하는 우려 섞인 질문에도 형제는 도심에서 벗어나 휴식 같은 집에서 새로 태어날 아이들과 함께 흙을 밟으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조근조근 들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