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다가구주택
기운집
서울 성동구 다가구주택 (2017)
건물 계획에 있어 집중한 부분은 세대의 다양성이었다. 젊은이들의 주거환경이 열악한 이유 중 하나는 이들에게 도무지 공간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대의 규모와 모양이 동일해야 한정된 대지에서 최대의 양을 뽑아내기 편하기도 하고, 아파트라는 형식에 익숙한 세상이다 보니 다양성은 여러모로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먼저 세대의 창문을 조작했다. 위아래로 같은 평면에서도 창의 위치가 다르다. 도로에서의 시선과 레벨에 따라 발코니의 위치와 열린 방향 또한 세대마다 변화한다. 방이 작은 만큼 변화의 영향이 크다. 붙박이 가구의 배치는 창과 발코니를 따라 방마다 크게 바뀐다. 이런 건물에서 방들을 둘러보고 공간에 대한 호오와 주장을 길러 집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되새기기 바란다. 자기 취향에 맞는 방이 임대가 완료되어 아쉬운 것. 지금 젊은이들의 주거환경은 이 아쉬운 마음조차 아쉽다.
서울 성동구 사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