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다가구주택
딜쿠샤
-단독주택을 닮은 다가구주택
한 발을 내딛어 빛에 닿고, 두발을 내딛어 바람과 조우하는 장소가 내 집 곳곳에 있길 바랐다.
가족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배경의 내 집과 공원의 풍경이 이야기를 살찌우는 그런 공간이 많았으면 좋겠다하였다. 더해 나의 가족만이 아닌 같이 사는 다른 가족에게도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고 같이 누리며 살 길 바랐다.
건축주의 욕심이었다. 잘 짜여 진 택지. 반듯하게 구획되고 옆과 뒤로 비슷한 땅들이 자리한, 삼면이 집으로 둘러싸일 이 자리에 다른 이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목가적 풍경을 누리며,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나아가 자연에 닿 고 싶은 바람은 바람직한 욕망이나 이루기 힘든 꿈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방에 갇혀 침대와 책상과 식탁과 소파를 오가는 일상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다 문득 바라본 창밖의 풍경이 그저 닿지 못하는 투명한 벽 밖의 이미지일 뿐이라면, 그 지루한 일상에 틈을 만들어 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건축주가 편리한 아파트의 생활을 마다하고 굳이 이 험난한 여정을 택하신 데는 땅에 닿고, 창 안에 멈춰 있기보단 나서서 자연을 맞는 모험이 의식적인 일상과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도전임을 알기에 우린 건축주의 그 욕심이 반가웠고 그리고 응원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