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과 한옥마을로 둘러싸인 은평구 진관동. 이곳에 삼남매는 함께 모여 살 2층 규모의 집을 짓고자 우리를 찾아왔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세대마다 적절한 남향 채광과 북한산 조망 확보 및 공용계단실과 별도의 출입구를 가진 집으로, 총 침실 8개, 화장실 6개, 주방 3개를 원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을 다 채우기에는 다소 협소한 대지. 서로 배려를 통해 삼남매가 지낼 각 세대를 배치하였다. 그 결과 앞마당과 같은 1층 외부공간을 포기하는 대신 옥상 테라스를 가진 2층은 큰오빠네 가족이 지내는 공간, 중정마당이 있는 1층에는 둘째네 가족이 지낼 공간을 배치하고, 싱글인 막내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별도의 앞마당과 출입구를 가진 별동 형태로 계획했다.
다가구 건물을 설계할 때 건폐율과 용적률 제한의 범위 내에서 최대의 가능성을 찾고 그것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과정은 어렵지만 즐거운 경험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택지개발지구에 위치한 대지에 임대가 잘되면서 건축주가 원하는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대지가 허용하는 최대의 면적을 확보하면서 용적률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볼륨을 우선 확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