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

한가한 빌딩

아름답지 않은 동네를 마주할 때가 있다. 심지어 소음으로 느껴질 정도의 경관을 마주할 때도 있다. 

처음 마주한 대지 주변의 인상이 그랬다. 그곳은 가로에 심드렁해 보이는 건물이 제각기 표정을 드러내는, 어떠한 분위기도 드러나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에 3층 규모의 조명회사 사옥(근린생활시설)을 짓기로 했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용도 상가건물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설계스페이스매터 건축사사무소
시공미오건설
인테리어N/A
사진최진보
설계 기간6개월
시공 기간9개월
대지면적166.20㎡ (50.29평)
건축면적99.04㎡ (29.97평)
연면적281.75㎡ (85.25평)
층수지상 3층
가구수1가구
준공년도2025년

적절히 수용하기

건축은 동네(도심 혹은 마을)와 관계 맺는 맥락적 구축 행위다. ‘맥락적 구축’은 볼 것과 보임에 대한 고민을 담는다. 볼거리가 없을 때 건축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명료한 태도는, 자폐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폐쇄적인(내부 지향적인) 공간을 만들어 가로를 등지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 이러한 건축은 가로환경에 유익하지 않다.

사옥은 가로 풍경을 적절히 수용하기로 한다. 바꾸어 말하면, 적절히 내부를 드러내기로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적절함이다. 우선 계단실은 작은 이동 공간임을 고려하여 전면 창으로 크게 열어준다. 반면, 머무는 공간은 눈높이의 풍경을 적절히 차단한다. 테라스를 포함하여 2, 3층의 열린 벽체는 1.9m 높이다. 사람 키를 조금 넘긴 벽체는 부담스럽지 않게 외부 풍경을 적절히 차단하며, 고창(테라스 벽체 위)으로 빛과 풍경을 받아들인다.

풍경 만들기

건물의 양쪽 모서리를 비우고 자작나무 두 그루를 심는다. 모서리는 전면 창으로 크게 열어준다. 내부의 기둥 열은 나무를 향한다. 1.8m 남짓 폭의 기다란 직사각형 공간을 암시하는 기둥 열은 나무를 깊게 바라보는 내부 통경축을 완성한다. 나무가 충분히 자라면, 창(테라스)밖으로 자작나무부터 눈에 들어올 것이다.

2층 기둥 하나는 스스로 나무가 된다. 고창으로 들어오는 풍경보다 먼저 사용자의 시선을 잡으려, 철골 기둥에 삼나무를 입혔다. 그리고 2층과 3층 모두 탕비실(혹은 벽체형 붙박이 가구) 대신 아일랜드형 싱크대를 설치했다. 이것 역시 내부의 볼거리(오브제)를 만들기 위해서다.

고요한 풍경

제각각 모습을 드러내는 가로에 고요한 풍경을 심고 싶었다. 가로를 지나는 이와 건물 사용자 모두 안팎으로 적절한 고요를 경험토록 하는 것이, 건축적 의도였다. 

이러한 의도를 완성하기 위해 재료와 색은 극히 제한했고, 고창에는 확산광이 들어오는 한지 느낌의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언젠가 자작나무가 충분히 자라면, 오브제(삼나무 기둥과 나무 마감의 싱크대)와 함께 적절한 고요의 풍경이 완성될 것이다.

스페이스매터 건축사사무소

스페이스매터는 ‘만듦’으로 ‘일상의 아름다움’에 천착합니다. 누군가의 일상에 아름답게 스며드는 것, 그것이 스페이스매터가 추구하는 건축입니다.

전상현 소장 l 건축사 /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겸임교수

서영화 PM  l LEED AP (미국 친환경 건축 전문 자격) / PMP (미국 프로젝트 관리 전문 자격)

www.spacemat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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