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다가구주택

고독한집 _ 자발적 고독이 허락되는 집

인천 중구 다가구주택 (2017)

인천 중구 운서동
용도 다세대·다가구주택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설계투닷건축사사무소 주식회사
시공(주) 마루디자인건설
인테리어-
사진디스틴토
설계 기간4개월
시공 기간5개월
대지면적285.60㎡ (86.41평)
건축면적170.33㎡ (51.54평)
연면적410.49㎡ (124.20평)
층수지상 3층
가구수3가구
준공년도2017년

영종도 쉐어하우스 ‘휴가’

자발적 고독이 허락되는 집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두 가닥의 다리로 육지와 연결된 섬, 영종도에는 또 인간이 계획하고 만들어낸 어마어마한 규모의 거대 사이트(시설) 두 곳이 존재한다. 하나는 인천국제공항이고 나머지 한 곳은 영종하늘도시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전체 영종도 면적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면, 영종하늘도시는 나머지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계획도시이다. 이곳에 첫 번째 점포주택(이번 프로젝트는 세 번째이다)을 진행할 때의 황량함을 기억한다. 건물로 채워지지 않은 미완성의 상태에서 느꼈던 감상이기 보다는 필지의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넓은 도로와 큰 블록의 규모에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영종하늘도시에 분포되어 있는 점포주택의 필지 수는 700개가 넘는다. 비슷한 지구단위계획 면적의 청라지구 점포주택 수가 300개 정도이니 두 배가 넘는 규모이다. 작은 섬에서 700개가 넘는, 개별 점포수를 고려하면 1000개가 넘을 점포가 이 섬 내에서 소비되어야 한다는 상황은 만만치 않다. 건축주와 투닷은 필지를 앞에 두고 ‘생존’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살아남고 지속시킬 것인가’ 

우린 점포와 주택을 각각 풀어야할 개별적 문제로 받아들이기 보단 서로가 하나로 묶여 영향을 미치는 방정식과 같이 다루기로 했다. 영종도가 가진 지역적 특수성(인천국제공항, 카지노)을 고려해 가족 단위의 세입자 보다는 독신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쉐어하우스(공유주택)의 형식으로 주거부를 계획하고 점포는 쉐어 하우스의 관리, 지원과 사랑방 기능을 하는 카페(건축주 직접운영)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 지점에서 우린 ‘공유’를 대하는 건축주의 경제적 관점에서 좀 비켜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주택’은 주변의 환경으로부터 보호받고 은신하려는 폐쇄적 ‘나’와 외부를 바라보고 연결하고 소통하려는 개방적인 ‘내’가 공존하는 곳이다. 은신의 정도가 더 크다 던지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더 강하 던지의 차이는 있겠지만, 둘 중의 하나가 완전히 배제되지는 못한다.

언제부턴가 ‘공유주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내방을 나눠 쓰고,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이 모여 집을 나눠 쓴다. 그런데, ‘주택’을 ‘공유’한다는 것에서 이 둘의 ‘나’중 하나의 ‘나’에 대한 희생이 강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적어도 ‘집’에서의 ‘공유’의 의미는 하나를 나눠가진다는 사전적 ‘공유’의 개념과는 달라야 한다고 본다. 남과 나누고 교류하고 관계하는 삶만을 살 수 없으며, 때론 자발적 고독, 은신의 욕구를 메꾸어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집’에서의 삶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공유’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더 ‘공유’ 공간을 활용하고 참여하고 활기차게 할 것인가? 에 맞춰진 관점을 우린 조금 바꿔 보기로 했다.

어디서 어떻게 난 고독해질 수 있는가?

가령 공유하는 거실 또는 식당에서 함께 모인다는 것은 동시적인 시간 개념이 내재된 상황이다. 함께 밥을 먹거나 TV를 본다. 한 방에서 여럿이 함께 잠을 잔다는 것은 밤의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 우린 공간을 공유하는 것 뿐 아니라 시간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우린, 일상의 시간과 공간 사이의 틈을 찾으면, 오롯이 고독해 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조금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있고, 그 장소의 활용이 동시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충분히 고독해 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린 여럿이 함께 하는 거실 공간 옆에 혼자 차 한잔 하며 내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작은 중정을 두기로 했다.

상상해본다. 함께 모인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을 때, 누군가 슬그머니 맥주 한 캔 들고 커튼을 들쳐 중정을 나선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누군가는 그 모습을 지켜보지만 ‘혼자 있고 싶은 모양이야’ 라고 생각하며,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또, 옥상에는 외부로부터 시선이 차단된 오직 하늘로만 열린 작은 정원도 계획했다. 부러 식재도 하지 않고, 테이블 하나 두지 않게 했다. 그냥 멍하게 비워져 일상으로부터 버려진 듯 한 공간, 고기 구워 먹기도 마땅치 않은 이 공간이 혼자 있고 싶은 누군가에게 발견되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 바람이었다.

함께 하는 시간만큼 혼자인 시간이 좋았던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1층 근린생활시설

201호 거실

201호 중정

201호 방

201호 옥탑방

202호 거실

202호 거실 옆 계단

202호 화장실

202호, 203호 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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