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epilogue)'스페인에 거주하는 건축주의 지인이 알려주었다면서, ‘밀, 참밀’을 뜻하는 ‘trigo(트리고)’ 라는 단어가 카페이름으로 어떤지 의견을 물어봐 주셨다. ‘tri-' 라는 접두사가 뜻하는 ’3, 세 개로 된‘ 이라는 의미가 건물형태와도 맞아떨어지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3개의 필지가 모인 대지에 3개의 면을 가진 cafe trigo... cafe trigo 는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장소가 되었다.
'만남과 헤어짐'원목 가구 제작 목공 공부를 같이 한 인연으로 알고 지낸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노후를 보낼 땅을 구했는데 한번 가서 봐 달라. 그리고 설계를 해줄 수 있겠나?’ 라고. 즉시,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계획안을 전달했다. 하지만 아파트 평면에 익숙했던 지인은 그 계획안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고, 때마침 현장 가까운 곳에 있는 건축사사무소를 소개 받아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좋은 집 만드시길 바란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나와는 인연이 없는 작업이라 여기며 맘을 접었었다.'재회'1년 정도 지난 후 지인에게서 설계 사무소와 소통이 원할 하지 않아 더이상 진행이 어려울 것 같은데 설계를 마무리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왔고, 그렇게 다시 작업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지난 1년 동안 건축주의 안목도 아파트 평면에서 벗어나 주거 공간에 대한 스스로의 명확한 기준이 서있어서 진행에 어려움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