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골목길에 자리한 붉은 벽돌의 이 건물은 다른 건물들보다 높은 층고로 멀리서도 또렷이 눈에 띈다.조용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가진 골목길에 맞게 붉은색의 벽돌은 그 골목길 분위기를 한층 더 고즈넉하게 만든다.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다채로운 창의 크기와 형태이다. 모든 입면에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창은 단순한 매스의 단조로움을 감각적으로 감싼다. 이러한 창들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분위기를 바꾸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 건물 속에, 우리 집 안에 있는 다양한 공간들이 소소하지만 특별한 나만의 장소가 되어 평범한 일상의 쉼이 될 수 있길,, 반복되는 생활 속에 좋은 공간의 만남으로 인해 좀 더 웃음이 가득하길 바란다.
옥녀봉 산자락을 따라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는 호연재는 산을 닮은 경사지붕이 눈에 띄는 단독주택이다. 건물의 매스는 ㄱ자 형태로 산을 향해 열려있고, 동시에 대지 동쪽의 아파트 단지의 시선을 차단하는 형태로 형성되어있다. ㄱ자 매스 앞의 오픈된 마당 공간에서는 자연스레 자연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외부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하지만, 외부차량과 외부인의 시선차단을 위해 마당을 도로보다 한층 높여 외부차량과 외부인의 시선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게 하였다.
학하동 코너에 위치한 하소람은 화산천을 따라 우직한 모습으로 주변 건물과는 색다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다가구주택이다. 대지는 2면이 도로와 면해있는 코너 대지로 상가 출입구와 다가구주택 출입구를 다르게 설정하여 목적에 따라 동선이 분리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1층 상가의 출입구는 코너에 위치시켜 상가 방문객의 접근을 높였다. 또한, 건물 1층 상가의 층고를 높이고 넓은 통창을 내어 화산천이 흐르는 풍경과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며 산책하는 이들이 건물 내부에서도 확연하게 보이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도록 했다. 주인세대 평면에는 답답한 아파트 생활에 지쳐있던 건축주가 자유롭고 충분히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아파트의 베란다 대신에 넓은 면적의 ’썬룸‘을 제공하여 화산천의 충경을 감상하며 건축주의 취미인 식물 키우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편백나무 천장을 통해 보다 더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제공했다. 또한, 주방부터 거실, 썬룸까지 이어지는 큰 창을 연속적으로 내어 주변 풍경을 액자에 담은 모습으로 보이도록 하였다. 건물의 외장재는 날카로운 선들과 각진 형태로 구성된 건물이 보다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따뜻한 색감의 모노와이드 벽돌은 선택했다. 하지만, 하나의 색깔의 벽돌을 사용하기에는 자칫 지루한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에 건물 매스의 볼륨 조절로 들어간 부분에는 더 짙은 색감의 벽돌을 사용했고, ’영롱쌓기‘를 통해 입면의 다채로움을 연출하였다. 하소람은 건축주에게 계속 머무르고 싶은 공간,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아늑함으로 인해 쉼이 되고 고된 피로함 속에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대전 계산동의 ‘도담스타필드 806’ 은 앞으로 화산천이 흐르고 뒤에는 계룡산이 있어 자연에 둘러싸인 신도시 다가구 단지의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의 정면에는 계산동과 학하동의 중심이 되는 별봉이 우뚝 솟아있다. 별봉 아래의 마을은 별밭이라고 불리는데, ‘별봉’과 ‘별밭’이라는 이름은 별봉의 꼭대기에 북극성이 떨어졌다는 설화에서 유래되었다. 도담스타필드가 있는 곳이 별밭 이기에 회사명인 ‘도담’ 과 지역의 설화에서 따온 ‘별밭’ 을 합쳐 만든 “도담스타필드”가 건물의 이름이 되었다. 건축주는 기업 사옥 유지를 위해 사용성과 수익성을 모두 고려하여 근생과 다가구주택의 용도가 섞여있는 복합용도의 건물을 원했다.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사무공간을 위해 2개의 대지를 합필하여 건물을 계획하였다. 대지합필로 인해 육중해진 몸집의 외관으로 인해 매스의 분리가 필요했기에 주거층에 외부 테라스를 계획하여 심플한 육면체 형태를 길게 분절된 정면디자인이 건물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계획시 걱정이었던 거대한 매스에 개성있는 색상을 부여하여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재료선택을 하게 되었다. 적벽돌을 사용한 것은 어쩌면 과감한 시도 일 수 있다. 근대건축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적벽돌은 자칫 올드해보일 수 있는데, 기본벽돌 사이즈보다 비교적 가로가 길고 세로가 짧은 규격을 사용하여 색다른 느낌을 연출하며, 회색빛의 건물들이 가득한 단지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다. 2층 사무실은 내부로도 외부로도 출입 가능하게 설계되었는데, 특히 외부계단에 사용된 모노롱브릭 영롱쌓기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지 않는 디자인을 선택했다. 낮에는 영롱쌓기를 통해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과 그림자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고, 밤에는 조명과 함께 벽돌 사이에 흘러나오는 빛들이 마치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처럼 건물과 그 주변을 밝힌다. 건축주의 오랜 꿈이 별이 되어 떠오른 도담스타필드 806, 이 장소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원을 담을 수 있는 별똥별같은 랜드마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도시의 빽빽한 아파트숲에 지친 건축주는 아이와 함께 여유를 담은 삶을 누리러 외곽의 주택단지 내 대지 하나를 구입했다고 했다. '내 아이를 마음껏 뛰어놀게 할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 집안 곳곳에서 풍경이 보이는 집. 구석진 공간이 없어 멀리 소통할 수 있는 집.'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수많은 소통 속에 일관된 바람이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