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은재
리노베이션 주택의 시작
60대 건축주는 어머니가 10여년간 거주하시던 집을 고쳐서 사용하기를 희망했다. 목조지붕과 벽돌로 이루어진 집은 지어진지 25년 가까이 된 오래된 집이었다. 안방은 추위에 취약했고, 거실은 부지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전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 답답한 느낌이 강했다. 주방은 낮에도 어둡고 환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화장실은 전체적인 집의 규모에 비해 과하게 커 실용적이지 않았고, 환기에 문제가 있어 냄새가 많이 났으며 채광도 부족했다. 아들인 건축주는 고령의 어머니가 생활하기 편한 동시에, 아들인 본인도 어머니와 함께 머물 수 있도록 집을 리노베이션 하기를 원했다.


설계 | (주)해담건축 건축사사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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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 해담건축CM |
인테리어 | 해담건축CM |
사진 | 최진보 |
설계 기간 | 4개월 |
시공 기간 | 3개월 |
대지면적 | 393.00㎡ (118.91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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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면적 | 99.00㎡ (29.95평) |
연면적 | 99.00㎡ (29.95평) |
층수 | 지상 1층 |
가구수 | 1가구 |
준공년도 | 2021년 |
집의 주제, 집이라는 곳과 남겨야 하는것
어머니를 위해 집을 리노베이션 하기로 결정한 건축주는 백발이 성성했다. 젊은날부터 가족을 위해 한평생 헌신한 그분의 삶은 그 분의 온 몸 가득 담겨 있었다. 건축주의 어머니는 왜소한 체구지만 맑고 정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분의 손에 눈길이 갔다. 우리네 할머니, 어머니의 손이 떠올랐다. 가족을 위해 물 마를 일 없이 늘 젖어있었던 탓인지 물고기 비늘처럼 갈라지고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던 거칠고 주름진 손. 그 손에서 물고기 비늘을 떠올렸다. 물고기는 풍요의 상징이기도 해, 새롭게 고치는 집의 이름은 물고기가 깃들어 있는 집이란 의미의 어은재로 지었다.
기존 집의 존치와 재료 풀어내기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기존 집의 벽돌 벽은 단단한 편이었다. 복병은 지붕이었다. 지붕의 바탕면이 많이 낡고 헐어 있는 상태였다. 지붕의 바탕면에 합판과 구조목을 덧대고 방수와 마감을 다시 했다. 동시에 측면의 형태를 두껍게 하여 시지각적으로 집이 살짝 대지로 가라앉도록 했다. 공사를 진행하는 중간 대들보가 드러났다. 이를 활용하고 싶었으나, 리노베이션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들보를 디자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기록만 해 둔 채 기존 구조로 활용하였다.
아치와 역아치가 동시에 드러나는 창호 디자인의 경우, 외관상의 아름다움과 함께 기능적 요소도 고려한 결과였다. 환기시 창호를 열 경우 위쪽이 열리는 것이 효율적이라 3개의 창호는 역아치로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