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소주택 세로로
협소주택 세로로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신혼부부를 위한 단독주택이다. 건축가인 남편과 와인강사인 아내는 도심한복판에 작은 땅을 구입해 둘을 위한 작은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집을 짓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33m2의 대지였지만 공원이 바로 옆에 있고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높아 주거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나의
층에 하나의 기능을 배치해 집을 설계했다. 1층에는 필로티 주차장,
2층 서재+화장실, 3층 주방, 4층 침실+화장실, 5층
옷방+욕실이 있다. 15m2크기의 방을 하나씩 수직으로 쌓은
형태이다. 층별로 계획된 실들은 부부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설계되었다.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입고 씻는 행위는 4~5층에 집중되어 있고, 일어나 일을 하거나 밥을 먹는 공간은 2~3층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낮시간은 주로 2~3층에서 보내고 저녁 시간은 주로 4~5층에서 보낸다.
건물의 형태는 주변 여건을 반영해 디자인하였다. 햇빛이 들어오는 남쪽과 공원을 바라볼 수 있는 서쪽으로는 큰 창문을 계획하였다. 이 때문에 집 안에서도 멋진 자연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충분한 햇빛이 실내로 들어온다. 반대로 동쪽과 북쪽은 창문의 최소화하였다. 주변건물이 가깝게 위치해 단독주택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자 하였다. 건물 외벽의 곡선디자인도 대지의 형태를 따라 자연스럽게 디자인되었다. 덕분에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입면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수직 동선으로 생활하는 게 조금은 낯선 생활 방식이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불편한 점은 없다. 오히려 집안에서 계단을 오가면서 적당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또 부부가 다른층에서 각자 일을 할 때 적정한 생활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최근 함께 살기 시작한 고양이”꽁띠(Romanee Conti)”와 "마고(Margaux)"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캣타워 놀이터가 되고 있다.